'동해역'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6/08/14 동해 여행기 3 : 동해역에서 정동진역으로 (2)
2006/08/14 12:08

동해 여행기 3 : 동해역에서 정동진역으로

추암에서 다시 동해로 복귀한 다음에 마침 열차 시간이 맞아서 정동진으로 이동했습니다. 마침 청량리행 열차와 동대구에서 올라온 열차가 교행하더군요. 청량리로 가는 편은 아마도 1670 열차, 제가 타는 편은 1690 열차입니다. 아래 사진은 역에 진입하는 1670열차입니다. 8200호대 견인이더군요.


동해역은 주변에 워낙 많은 화물역들이 있는 고로, 화차가 많더군요. 당장에 동해에서 분기하는 화물선로가 삼척선, 묵호항선, 북평선의 3개 선로고, 강릉 쪽으로 가면서도 화물인입선이 들어가는 곳이 많습니다. 이 노선들은 거의 석탄과 양회(시멘트)를 위한 선로들입니다. 이 일대에 깔린게 시멘트 공장과 화력 발전소들이다 보니, 두 화물이 많을 수 밖에 없죠. 특히, 둘은 전형적인 벌크 화물이어서 트럭 수송도 매우 까다로운 물자기도 한데, 그래서 수익성이 거의 없음에도 국가적으로 철도 수송을 포기하지 못하는 그런 화물 종류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태백이나 영동선을 거쳐서 강릉으로 들어가는 열차들은 동해역에서 전기기관차를 분리하고, 디젤기관차로 교체를 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해역에 꽤 장시간 정차를 했었다고 하는데(5~20분 정도), 현재는 없어진 풍경이죠. 지금은 디젤로 온 열차는 디젤인 채로, 전기로 온 열차는 전기인 채로 그대로 강릉으로 들어가 버리고 있죠.

아래 사진은 제가 열차를 탈 승강장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화물 수요가 많아서인지, 아니면 착발선 대용으로 써서 그런지, 하필 본선 승강장을 화물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화물이 넘치는 시간대라 그럴려나요. 파란 무개차가 석탄, 뒤쪽의 회색 탱크차가 양회차입니다.

뭐 그렇게 어영부영 하고 있다 보니 열차가 오더군요. 동대구발 열차여서 그런지, 디젤견인입니다.

마침 또 들어온 기관차는 구도색에, 경부선 계통에서는 보기 힘은 7500호대 기관차더군요. 생긴건 7100~7400대와 똑같지만, 이 녀석은 기어비가 달라서 최고속도가 105km/h밖에 나지 않는 녀석이죠. 기어비를 조정한 덕에 힘이 좋아 주로 화물용으로 쓰이는데, 여기서는 객차를 끌고 왔더군요. 아무래도 속도를 낼 구석이 없는, 험하기 그지 없는 영동선을 지나야 하니 이녀석이 온거겠죠.

열차를 타고 정동진으로 향합니다. 이 동해-정동진 구간은 국내에 별로 없는 해안열차 구간이죠. 대충 주요 해안선 구간으로 여천-여수간, 해운대-기장 간 정도가 있기는 하지만, 구간 거리나 풍경 면에서 이 동해-강릉 쪽이 압도적이죠....그러나 어째 이번 열차여행은 악운이 끼었는지, 매번 산측 창가로만 배정을 받더군요.-_- 이 동해-정동진간에서도 그랬습니다. 다만, 눈치껏 좌석을 옮겨서 몇 장 찍어봤는데...날이 흐리고, 선로변의 나무들 덕에 건진 건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건질만한 건 아래 사진 정도군요. 아래 사진은 대충 대진해수욕장 인근인 듯 합니다. 망상역 조금 못가서죠.


그리고 정동진에 도착했습니다. 유명한 만큼 별로 기대는 안한 곳이죠. 관광지는 유명세가 없으면 시설이 부족해 불편하긴 한데, 반대로 유명세를 떨치면 사람이 많아지고 가게가 너무 늘어서 역으로 휴양을 바라는 사람에게는 방해가 되죠. 또, 가게들이 많다 보니 취객이나 아해들의 소란도 많고 말이죠.... 거기다가 컵흘제국의 전위부대들도 많이 나돌아다니기 때문에 심기가 많이 불편해지죠(빠득).


정동진 역 자체는 원래 조그만 역이었습니다. 알기로는 인근에 작은 탄광이 있었고, 그 탄광과 어촌이 전부였던 조용한 동네였다고 하더군요. 실제 역 주변의 풍경은 생각보다는 단촐한 편입니다. 뒤로는 산자락이, 앞으로는 바다가 들어선 그런 곳이죠. 산과 바다 사이의 좁은 평지가 정동진역의 전부인 셈입니다. 지금은 이 좁은 곳에 모텔과 식당이 다닥다닥 들어서 버렸죠. 아래 사진 처럼 말이죠.


이 사진은 정동진 역사입니다. 전형적인 간이역의 모습이죠.

이 정동진 역은 해돋이와 바다로 특히 유명해진 탓에, 시설을 좀 닦아두었더군요. 플랫폼 옆의 콘크리트 계단에 벤치와 나무를 심어두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기념물들이 많이 세워져 있죠. 석비나 시비 같은 것들 말이죠.

  또 동해안 지역 지자체간의 미묘한 경쟁심리랄까 그런 것도 있습니다. 정동진역의 석비 인데, 경복궁의 정동쪽이라고 써 붙여 두고 있죠. 추암에서는 남한산성의 정동쪽이라는 석비를 또 세워두고 있었습니다. 여기 외에도 후진이나 망상 같은 곳에서도 일출 관광이나 여름 휴가 유치전을 꽤 열심히 하고 있죠.


이 녀석이 모래시계 소나무라고 하는 나름대로 유명한 나무입니다만.... 별로 볼품은 없죠. 그것이 사실 매력 포인트라면 매력 포인트겠지만 말이죠. 사람들은 당연히 저랑 관계없는 관광객들입니다. 일단 이 나무에서 사진 박는 사람이 많다 보니, 사람을 배제하고 찍기가 어렵더군요-_-.

  정동진 역 한 구석에는 또 작은 철도 기념물들이 있습니다. 핸드카와 완목신호기죠. 가동 가능한 상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구간의 자동신호화 시에 폐지된 물건을 가져다 놓은 모양이더군요.


동해역 방향으로, 건널목 위에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역 바로 앞에서 커브를 틀어서 산자락으로 들어가죠. 저 멀리에 선크루즈 리조트인가가 보입니다. 당시에는 나름대로 볼만했지만, 지금은 거의 식상한 방식의 건축이죠.


이건 강릉 방향으로 건널목 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옆의 쌍것들은 신경쓰지 마셈(...). 이 구간의 전기화 공사 덕에 역 풍경이 좀 살풍경해진 느낌이 있다고 하지만, 시공 방식을 잘 골라서 생각만큼은 나쁘지 않습니다. 보통 역 시설이라면 철골조 지주나 현수식 지주를 많이 쓰는데, 정동진역을 규모도 규모고 해서인지 파이프 지주를 썼더군요. 이 방식은 국내에서는 강릉 외에 쓰인 예가 거의 없는 걸로 압니다. 일본에서는 도심 선구에 종종 쓰이지만 말이죠. 시공자 측에서 좀 신경을 쓴 듯.


역을 나와 모래시계 공원 쪽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해변 쪽으로 갔다면 길이 차라리 나았을텐데, 내륙 쪽으로 걸어서 빙 돌아버렸죠. 덕분에 8200대 기관차의 단행 운전을 볼 수 있었긴 합니다만(의외로 카리스마가 있더군요), 사진은 찍지 못했죠-_-. 경고음 같은게 들릴때 눈치를 깠어야 하는데 말이죠. 쳇.-_-

대충 걷고 걸어서 정동진 관광지의 입구에 도달했습니다. 바로 철도 건널목이죠. 여기에서 부터 관광지의 시작인 셈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사실 그저그런 MT촌 같은 분위기랄까요. 그래도 동네 중간중간 보이는 스폿들이 평범한 MT촌이 아닌, 삼천세계의 까마귀를 죽이는 MT촌(...)으로 만들어 주기는 합니다. 예를 들면.....

1년짜리 모래시계와 그 주변의 소공원이라던가.


선원들의 안녕을 기리기 위한 여신당이라던가.


동해바다라던가.

바위 절벽들이 있죠.


대충 마을을 둘러보고서, 선크루즈 리조트에 부속된 조각공원을 보러 걸어서 올라갔습니다...만, 이게 패인이었습니다. 존내 가파르더군요. 거기다가, 정상에 올라가서 보니 입장료 5,000원이더군요....입장료가 있으면 아래다가 좀 써놓으라고!!! 여기까지 와서 안보고 가기 억울할 수 있긴 하지만, 낚인게 더 억울해서 안보고 왔습니다(...). 어느쪽이건 바보같은 짓이긴 하지만 말이죠.-_- 짜증나서 사진도 안찍었습니다. 쳇.-_-

다시 관광지로 내려와서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마침 또 시간 타이밍이 엉뚱해서, 직행버스는 놓치고, 완행버스는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는 엄한 타이밍이 되어버렸죠. 화장실 앞에 만들어둔 평상에 걸터 앉아서 땀을 식히고, 다리를 쉬게 했습니다. 그 앞쪽이 바로 그 문제의 조각공원으로 올라가는, 그리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도로가 꺾이는 지점이었죠. 이 옆에는 여신당이 있고 말이죠.


결국 버스를 기다리다 못해 택시를 잡아타고 말았습니다. 역시 지방 여행을 다니기에 전 인내심이 많이 모자란듯 합니다. orz. 차시간(16시 10분 발) 문제도 있기는 했지만, 늦으나마 끼니도 먹어야 하고 해서 과감하게 택시로 강릉을 향했습니다. 2만원이 넘게 나오더군요....-_-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Trackback 0 Comment 2